잉태의 공간, 기원의 시간

      

글 : 백종옥(2019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예술감독)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변에서 13 번째 국제설치미술제가 열린다. 장구한 세월을 흘러온 태화강의 역사에 비하여 13 년은 극히 짧은 시간이지만, 인간사회의 활동이라는 면에서 보면 만만치 않은 연륜이라고 할 수 있다. 태화강이라는 자연은 울산이라는 문명사회를 잉태한 공간이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태화강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며 문명사회를 일구어 왔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해마다 태화강변에서 국제설치미술제가 열린다는 사실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태화강은 울산의 문예부흥을 잉태한 공간이며,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꿈과 희망을 기원하는 축제의 시간을 의미한다. 그래서 태화강, 울산,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의 관계성을 아우르면서도 의미를 집약한 <잉태의 공간, 기원의 시간>이 전시주제로 정해졌다.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미술관 밖에서 동시대미술을 선보이는 전시회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두 가지 성격을 지닌다. 첫 번째 성격은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동시대미술 중에서도 주로 설치미술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회화, 조각 같은 고전적인 장르와는 다르게 설치미술은 20 세기 중반이 지나면서 등장했는데, 회화, 조각, 오브제, 사진, 영상, 빛, 소리, 움직임, 행위 등 다양한 형식이 뒤섞여 표현되는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설치미술은 경계 없는 열린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융복합적인 표현 방식이 동시대미술 현장에서 시도되고 있다. 즉 설치미술은 하나의 장르라고 하기보다는 변화무쌍한 동시대미술의 양상을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할 만하다.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의 또 다른 성격은 공원이라는 공공장소에서 전시회가 개최된다는 점이다. 그 목적은 가능하면 대중이 쉽게 미술작품을 향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20 세기 초반부터 시작된 현대미술은 대체로 실험적이고 난해한 경향을 띠었고, 특별히 미술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결국 그런 상황은 대중과 미술이 유리되는 현실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런 현실도 점점 변하고 있다.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처럼 공공장소에서 개최되는 전시회가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대중들도 현대미술을 무작정 난해하다고 여기지 않고 즐겁게 체험하는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의 두 가지 성격을 보면 ‘실험적이면서도 동시에 시민들이 좋아할 만한 설치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까다로운 질문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이 질문은 매해 전시회가 개최될 때마다 참여하는 예술감독과 큐레이터 그리고 미술작가들이 함께 풀어야할 화두인 셈이다.

 앞에 설명한 전시회의 주제와 성격을 염두하면서 2019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의 참여작가와 출품작을 선정하였다. 국내작가 14명, 국외작가 4명, 울산대학교 서양화과 학생 1팀 그리고 오프닝 퍼포먼스 1팀까지 총 20명(팀)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국내외에서 활발한 전시활동을 해온 작가들이 선보인 약 36점의 작품들은 높은 예술성을 지니면서도 일반 시민들도 공감할 만한 것이다. 출품작들은 관람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시각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전시주제와 연결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보다 참신한 전시회가 되도록 출품작 중 3분의 2는 새롭게 제작되고, 나머지 작품들도 일부 새로 제작되거나 재구성된다. 참여작가들은 태화강변의 넓은 철새공원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의 특성을 고려하여 작품의 규모를 키우고 전시 현장의 상황에 알맞게 작품을 설치한다. 특히 4 개국에서 초청된 외국작가들은 오픈식 10 일 전에 울산에 도착하여 일주일 동안 전시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하여 설치한다. 또한 설치미술이라고 하면 거칠고 어설프게 연출해놓은 미술작품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장소는 A, B, C, D, E 구역으로 이어진다. 전시작품들은 특정한 소주제나 형식에 따라 각 구역에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소의 환경과 작품, 작품과 작품 사이의 조화에 중점을 두고 설치된다. 태화강의 도도한 흐름과 함께 드넓은 철새공원에는 농도 짙은 예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관람객들은 공원을 산책하며 잉태의 공간과 기원의 시간을 함께 하는 다채로운 동시대미술을 만나게 될 것이다.


Space of birth, time of prayer

The 13th Taehwa River Eco Art Festival (TEAF 19) opens on the banks of the Taehwa River which traverses the city of Ulsan. Thirteen years is a brief time in the ancient history of the river. By the history of human activities, however, it is the amount of time to form a tradition. The Taehwa River is what conceived of the civilization of Ulsan. For many years, countless people have cultivated society by the Taehwa River, praying for personal and communal well-being. For this reason, it is significant that TEAF is held along the Taehwa River every year. The Taehwa River witnessed the revival of arts in Ulsan, and TEAF celebrates the dreams and hopes through the artworks presented at the festival. For that reason, the theme of the exhibition this year is Space of birth, time of prayer, encompass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aehwa River, Ulsan, and TEAF.

TEAF presents contemporary art outside a museum. It naturally embodies two identities. The first is that TEAF mainly shows installation art among other contemporary art genres. Unlike traditional types such as paintings and sculpture, installation art which appeared in the mid-20th century has evolved by combining various forms including painting, sculpture, objects, photography, video, lights, sound, and movements. Installation openly embraces forms without boundaries, and new combinations of methods are continuously tried out in the modern art scene. In other words, installation art is not a single genre, but rather a comprehensive concept of dynamic contemporary art.

Another characteristic of TEAF is that the exhibition takes place in a public area of a park. The goal is to make art accessible to the public as possible. Contemporary art from the early 20th century has been experimental and esoteric in general, and it became something one can access at an art gallery. It eventually led to the separation of the arts from the public. However, there has been a shift as outdoor exhibitions in public places are becoming more common like the one of TEAF. Such a change in recent years is nurturing the atmosphere in which the public regards contemporary art as joyous experiences rather than perplexing and mystifying.

The two characteristics of TEAF mentioned above naturally leads to another complicated question, “what is installation art that is both experimental and attractive to the people at the same time?” The question is what all participants, including art directors, curators, and the artists, should ask every year.

Artists and entries for the TEAF 19 were chosen according to the theme and nature of the exhibition. A total of twenty artists will participate, including 14 domestic artists, four foreign artists, one team of students studying western painting at Ulsan University and one team of media performing art. 36 Artworks by the artists who have been actively producing at home and abroad are highly original, and the public will enjoy them with easy access. The entries not only emotionally stimulating, but they also present symbolic significance connected to the exhibition theme. Two-thirds of the entries are recreated for the exhibition, and some artworks are either recreated or restructured. Artists either enlarged the size of their work and installed them site-specific to the Taehwa River, which is the vast spot for migratory birds. Foreign artists from four countries arrive in Ulsan ten days before the opening ceremony, beginning to produce and install their work on the ground. There is a common impression among the public that installation art is rough and flimsy compared to other art genres, and TEAF 19 presents complete and high-quality work as possible.

The exhibition sites are divided into A, B, C, D, and E areas. The installation works are categorized not by a subtopic but with an emphasis on harmony between the environment and artworks, as well as each art piece. Along with the elegant flow of the Taehwa River, the vast Migratory Bird Park spreads the rich art world. Visitors will walk through the park and encounter a variety of contemporary art that combines the space of birth and time of prayer.

Paek, Chong-Ok (Art Director, TEAF 19)